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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미러'가 예언한 디지털 애도와 AI

사람이 떠난 뒤에도 남는 디지털 기록이 바꾸는 애도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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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휘 te6
작성 2025. 11. 10.
목차
  1. 블랙 미러: 돌아올게 (Be Right Back)
  2. 현실이 된 애도 기술 (Grief Tech)
  3. 디지털 애도를 위한 준비
  4. 다락방에 보관된 슬픔
  5. 메아리와 함께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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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5-1R 비평이론 과제로 제출한 에세이를 각색 및 한국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블랙 미러: 돌아올게 (Be Right Back)

Netflix 시리즈 ‘블랙 미러’ 를 아시나요? 우리 삶을 바꾸어 놓는 기술에 관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드라마입니다. 여러 에피소드 중에서도 2013년에 방영된 시즌 2의 첫 번째 에피소드, ‘돌아올게(Be Right Back)‘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 특히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이 에피소드에서 주인공 ‘마사’는 연인 ‘애쉬’를 불의의 사고로 잃게 됩니다. 깊은 상실감에 빠진 마사는 친구의 권유로, 소셜 미디어 기록, 이메일, 생전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고인을 복제해주는 AI 서비스를 이용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텍스트 채팅으로, 그다음엔 목소리로, 그리고 결국에는 애쉬의 모습과 똑같은 안드로이드(인간 모습을 한 로봇)를 주문하여 애쉬를 다시 만납니다.

마사는 복제된 애쉬를 통해 슬픔을 극복하려 하지만, 결국 그가 진짜 애쉬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마사는 복제된 애쉬가 재현할 수 없는 진짜 애쉬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부재를 깨닫고 절망하며 아래와 같은 말을 쏟아냅니다.

넌 그의 몇 조각 파편일 뿐이야. 너에겐 과거(유서, history)가 없어. 애쉬가 생각 없이 하던 행동들을 그저 흉내 내는 것뿐이지. 그걸론 부족해.

마사의 이 대사는 마치 오늘날 ChatGPT와 같은 거대 언어 모델(LLM)이 단어를 내뱉는 방식을 설명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 에피소드가 지금의 AI 붐이 일기 훨씬 전인 2013년에 방영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랍습니다.

재생

현실이 된 애도 기술 (Grief Tech)

에피소드 속 이야기는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고인을 음성 복제 기술이나 AI 챗봇 재현하려는 실제 시도 들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애도’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2010년대부터 디지털 공간에서 고인을 기리는 다양한 방법들을 준비해 왔습니다.

  • 구글 계정의 ‘휴면 계정 관리자’ (2013) 및 애플 계정의 ‘유산 관리자’ (2022) 옵션을 사용하면 사용자가 사망한 뒤 남겨진 사진이나 데이터에 접근할 사람을 미리 지정할 수 있습니다.
  • 카카오톡의 ‘추모 프로필’ (2023) 기능은 고인의 프로필을 추모 공간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합니다.
  • iOS 17과 macOS Sonoma의 ‘개인 음성’ (2023) 기능을 활용하여 목소리를 미리 녹음해 두면, 녹음한 목소리로 TTS(Text to Speech, 텍스트-음성 변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애도를 위한 준비

저도 이런 기능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왔지만, 막상 제 계정이나 기기에 비슷한 설정을 해두지는 않았습니다.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피하고 싶은 마음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이 누군가에게 전송된다는 점 자체가 이상하게 느껴져서일 수도 있습니다.

이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당신이 계정을 넘겨받게 될 거에요. 수락해주세요 ☺️

  • Google 드림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도 모르게 다른 방식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평소에도 주변 사람들과의 통화 내용이 저장된 녹음 파일들이 만료되어 사라지지 않도록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특별한 생각 없이 했던 일이었는데, 갑작스러운 이별을 겪은 사람들이 온라인에 다른 사람들을 위해 남긴 조언 중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 저장해두라”는 내용을 본 후에는 이것이 디지털 애도를 위한 일종의 준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통화 녹음 백업이 인간 복제품 로봇을 만드는 일은 아니지만, 어쩌면 저 역시 에피소드 속 마사와 같은 스펙트럼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락방에 보관된 슬픔

이 에피소드가 마사가 애쉬 복제품을 주문하고 그와 교감하는 행위를 ‘ 우울 (melancholia, 떠나보내지 못하고 집착하는 상태)‘에서 비롯된 나쁜 사례로 비난하려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에피소드에서, 마사는 결국 애쉬 복제품을 버리거나 망가뜨리는 대신 다락방에 보관합니다. 그리고 마사의 딸이 주말마다 애쉬를 만나도록 합니다. 이는 슬픔의 대상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여전히 접근 가능한 상태로 기억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완전한 수용도, 거부도 하지 않는 조용한 타협입니다. 마사의 슬픔은 지워진 것이 아니라 유예된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오래된 메시지나 사진을 보관하고 가끔 꺼내보는 것처럼, 다락방에 남겨진 애쉬 복제품은 기억과 실재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애도의 한 형태를 나타냅니다. 애쉬의 엄마가, 자신의 남편과 애쉬의 형제들이 죽었을 때 그들의 사진과 물건을 모아서 다락방에 치워버리고 다시는 보지 않았던 것처럼 유대감을 완전히 끊어버리지도 않으면서, 복제된 애쉬에게 절박하게 매달리지도 않는 방식입니다.

메아리와 함께 살아가기

디지털 시대에 슬픔은 절대 깔끔하게 끝날 수가 없습니다. ‘애도 기술(Grief tech)‘은, 그것이 애초에 애도를 위해 설계되었든 아니든, 프로이트가 구분한 ‘애도(mourning, 슬픔을 극복하고 떠나보내는 과정)‘와 ‘우울(melancholia)’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록들은 사람이 떠난다고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어딘가에서 계속해서 메아리처럼 울릴 수 있습니다.

그 메아리와 함께 적당히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통화 녹음을 듣거나 인스타그램 아카이브를 스크롤하는 일처럼 조용하게 남아 있는 메아리들도 있고, 원한다면 떠나버린 사람의 AI 버전과 어색하게 대화해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애도이고 여전히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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